나. 선택적 병합의 경우
(1) 심판의 순서와 판단 방법
선택적 병합은 당사자가 병합된 청구 중 어느 하나의 청구가 인용될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여 다른
청구의 심판을 구하는 것이므로, 법원은 병합된 청구 중 이유 있는 청구 어느 하나를 골라서 원고 청구를 인용하면 되고 다른 청구에 대하여 심판할
필요가 없지만, 원고 패소의 경우에는 모든 청구를 심리하여야 한다. 따라서 원고승소 판결에 있어서는 이유 있는 청구 하나만을 선택·판단하여
인용하면 되지만, 원고패소 판결에 있어서는 병합된 청구 전부에 대한 판단을 거쳐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청구를 인용하는 경우에 어느 청구를
인용하느냐는 법원의 선택에 맡겨져 있다.
선택적 병합은 실질적으로 한 개에 불과한 분쟁을 일거에 해결하기 위하여 상호 관련관계에 있는
여러 개의 청구가 하나의 소송절차에 불가분
적으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전부판결을 하여야 하며, 선택적 청구 중 하나만을
기각하는 일부판결은 선택적 병합의 성질에 반하는 것으로서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1998. 7. 24. 선고 96다99 판결). 선택적
병합 청구 중 하나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은 전부판결이지 일부판결이 아니다.
(2) 선택적 병합 청구의 하나에 대하여 일부만 인용되는 경우
그런데 선택적으로 병합된 청구의 청구취지가 가분적이고 그 중 일부만 인용되는 경우에는 법원이
어떻게 선택·판단할 것인가 문제된다. 예컨대, 원고가 채무불이행과 불법행위를 선택적 청구원인으로 하여 동일한 청구취지의 손해배상을 구하였는데,
심리한 결과 불법행위 책임은 인정되나 원고에게도 20%의 과실상계 사유가 있는 한편, 채무불이행 책임은 모두 인정되거나 또는 인용 금액을
달리하여 일부 인정되는 경우에, 법원이 어떻게 선택·판단하여야 할 것인가? 앞의 예비적 병합에서 주위적 청구가 일부만 인용되는 경우에 관한
판례(대법원 2002. 1O. 25. 선고 2002다23598 판결)가 나온 것과는 달리, 선택적 병합 청구 중 일부만 인용되는 경우에 관하여는
아직 판례나 별다른 학설을 찾아볼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서는 다음 세 가지의 견해가 생길 수 있다. ① 다른 청구에 대한 판단 없이 일부
인용되는 청구만을 선택, 판단하여 일부인용 일부기각의 주문을 내면 족하다는 견해, ② 병합된 청구 중 반드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청구를 먼저
선택하여 판단하고 그러한 취지를 판결 이유에 기재하되 적게 인용되는 다른 청구들에 대하여는 심리 판단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 ③ 일부 기각되는
부분이 있는 한 항상 기각 부분에 해당하는 다른 청구도 심리 판단하여 이를 기각하는 주문을 내고 이유에도 기재해야 한다는 견해가 그것이다.
(3) 선택적 병합 청구에 관한 판결에 대하여 항소한 경우 항소심의 심판 범위
그런데 제1심 법원이 선택적 병합 청구에 대하여 원고패소 판결을 하
면서 병합된 청구 중 어느 하나를 판단하지 않은 경우, 재판의 누락(민소 212조)으로 보아
제1심 법원이 재판하여야 할 것인지 아니면 판단 누락(민소 451조 1항 9호)으로 보아 원고의 항소를 기다려 항소심에서 판단할 것인지
문제된다. 판례는 이를 판단 누락으로 보아, 제1심법원이 원고의 선택적 청구 중 하나만을 판단하여 기각하고 나머지 청구에 대하여는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아니한 조치는 위법한 것이고, 원고가 이와 같이 위법한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한 이상 원고의 선택적 청구 전부가 항소심으로 이심된다고
한다(대법원 1998. 7. 24. 선고 96다99 판결).
나아가 선택적으로 병합된 청구 중 하나만을 인용한 원고승소 판결에 대하여 피고가 불복하여
항소한 경우에는 판단하지 아니한 나머지 청구까지도 항소심으로 이심되어 항소심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항소심은 제1심에서 인용된 청구를 먼저
심리하여 판단할 필요는 없고 선택적으로 병합된 여러 개의 청구 중 제1심에서 심판되지 아니한 청구를 임의로 선택하여 심판할 수 있으며, 심리한
결과 그 다른 청구가 인정되고 그 결론이 제1심판결의 주문과 동일한 경우에도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여서는 안 되며 제1심판결을 취소한 다음 새로이
청구를 인용하는 주문을 선고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9. 14. 선고 92다7023 판결). 이러한 법리는 원고가 한 하나의 청구를 인용한
판결에 대하여 피고가 항소를 제기하여 항소심에 이심된 후 원고가 다른 청구를 추가하여 선택적으로 병합된 경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3다666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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